방학에도 기숙사 햇발동에 머물고 있는 승찬, 나현, 령, 창욱이의 죽을 뻔한 이야기입니다.
며칠 전, 아침에 학교에 온 네 아이는 교문을 들어서자마자 소리칩니다.
"샘, 우리 죽을뻔했어요."
가슴이 덜컹 합니다.
길 옆 개울가 경사지로 떨어졌나?
다리를 건너다 밑으로 떨어졌나?
뛰어 내려오다 넘어져 굴렀나?
그런데, 그렇게 예상하기엔 아이들의 몰골이 너무나 멀쩡합니다.
"상범 샘, 우리 죽을 뻔했어요. 봐요. 햇발동에서 내려오는데요, 이따만한 벌이(령이가 이따만하다며 보여주는 돌 크기가 500원짜리 동전 네 개만합니다. 사실일지...) 나현이 누나 팔 주위로 계속 돌아요. 제가 쳤더니 저한테도 덤벼들어요. 그 벌한테 쏘였으면 나현이 누나나 나는 죽었어요."
"그리구요, 또 내려오는 데, 두꺼비가 죽어있어요. 그리고 또 내려오는데요, 이번에는 뱀이요, 독사에요. 머리가요, 세모였어요. 뱀이 죽어있었어요. 제가요, 손가락으로 건드려봤는데요, 촉감이 살아있어요. 금방 기어갈 것 같았어요."
그리고 아이들은 이제 죽은 이들도 살려냅니다.
"독사가요, 살아있었다고 해봐요, 우리 죽었어요. 그런데 도망쳤다고 해봐요. 이번에는 두꺼비가 있죠? 두꺼비가 살았다고 해봐요. 두꺼비가 오줌 찍- 우리 눈 멀어요."
멀쩡하게 걸어서 학교에 온 우리 아이들의 죽을 뻔한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