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드립니다>

이혼을 축하한다?
어떻게 들리실지...

오래 전 한참만에 만난 선배가
그 전날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었다더군요.
"축하해요, 형!"
어느 누구도 그렇게 말해주지 않았다며
위로가 된 그 선배 밤새 술과 함께
지난했던 시간들을 떨쳤습니다.
그 형, 공연기획쪽 강의도 하고
참 흥겨이 산다 들었습니다.
때로 최악이 최선이 되기도 합디다.

이혼을 한 관계의 끝으로만 보자면
어찌 반가이 맞을 일이겠습니까.
그러나 어느 누가 더 불행하자고 이혼을 결정한답니까.
지독했던 시간들을 한풀 정리하고
새로운 시간 앞에 선 자리(그래봐야 그 해가 뜨고 그 바람이 불지라도),
그러므로,
저는 축하한다 말하겠습니다.
얼마나 많은 일들이 그들 사이에 있었겠는지요,
넘들이 그걸 또 어떻게 다 헤아리겠는지요,
다만,
미움을 안고 사는 지옥같은 시간이 더는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
(미움을 안고 사는 일이 얼마나 힘겨운지...
그렇지않은 특수한 이혼도 있다 들었습니다만)
이혼은 되려 상대에 대한 그 미움을 평이한 마음으로 바꾸기도 합디다,.
부부가 아닌 다른 관계로의 전환이
각자에게 더 건강하고 풍요한 관계를 주기도 한다 생각합니다.
쉽지 않았을 결정,
다시 축하드립니다.
살자고, 행복하자고, 하는 결정임에 틀림없을 것이므로.

저 역시 공개적인 축하는 뜻한 바 없지 않겠지요.
사랑은 일상인데 왜 이혼은 일상일 수 없는가,
뭐 그런 반문을 하고 싶었습니다.

물론 아이들이 왜 걸리지 않겠는지요.
우리가 지혜로운 부모였다면
일찌기 어떤 바람에도 굴하지 말라 가르쳤겠으나
부모로서의 지혜란 것도 늘상 모자라거나 늦기 마련이고
아이들은 또 아이들인지라
왜 상처가 되지 않겠는지요.
저들도 자라면 다 알지 싶지만
그 때까지의 세월은 좀 짧은가요.
그러나,
우리 아이들,
이 세상에 누군가 자신을 사랑하는 이가 단 한 사람만 있어도
크게 어긋지지 않고 세상을 살리라 믿습니다.
이 세상 끝날이 와도
내 편에 설 이가 있다,
이 세상 모두가 손가락질 하는 일을 내가 해도
날 이해할 이가 있다,
그런 믿음이 우리를 세우지 않던가요.
이미 아는 말이지만,
'사랑', 그거 최선의 길이라 언제나 확신합니다.

저 역시 길었던 서두,
말하자면 이 글은,
아주 늦은 답장인 셈입니다.
잊으셨을지도 모르겠으나,
님의 편지를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받은 적이 있습니다.
이름은 달랐습니다만
글 매무새로 보아 같은 분이리라 짐작합니다.
내 나라 내 사는 곳 아니니
우리 글 쓰는 데가 불편할 때가 많네요.
이미 두레일꾼들이 응답을 했으리라고 생각해서 그랬겠는데,
죄송합니다.

학교 준비에 대해 물으셨습니다.
예, 때가 때이니만큼 차곡차곡 쌓여 갑니다.
영동은 영동대로 몸으로 일상을 헤쳐나가고
저는 저대로 그 다음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최고는 아니더라도
형편없지는 않으리라 기대합니다.
머잖아 뵙겠지요.
그 전에 2004년 학교 그림에 대해서도 소식이 가겠습니다.

님과 님의 아이들 소식 또 기다리겠습니다.
행복하소서.

; 4336.3.31.시카고에서 옥영경 드림


┃나라 안팎이 어지럽습니다.

┃안녕하세요.
┃예님엄마 입니다.

┃작년부터 시작된
┃저희집의 전쟁(^^)도 거의 마무리 단계인듯 싶네요.
┃못난 엄마 아빠를 둔 덕분에
┃마음 고생 엄청난 두 딸들도
┃왜관 집에서 엄마와 싸워대며 조금씩 마음 정리 하고 있고요.

┃엄마가 좀 냉정하지요.

┃아빠와 더이상 행복해질수 없다, 너희들도 받아들여라.
┃하지만,
┃엄마 아빠는 영원히, 너희들이 다 자라고 생명이 다 할때까지
┃엄마이고 아빠이다.
┃비록,
┃다 같이 행복한 가정은 더이상 힘들더라도
┃각각,
┃제각각 일하며, 너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할것이다.
┃(최선이란, 열심히 사는걸 말하겠죠)
┃그리고 잊지마라.
┃너희들은 엄마와 아빠가 가장 행복했던 때,
┃새로운 생명을 원했을때 태어난 아이들이란 사실을!

┃아이들 양육에 관한한,
┃저와 애아빠의 의견이 맞질 않아서 지금도 조율중입니다만
┃결론은 아직 나질 않고있고,
┃결론이 날때 나더라도, 지금 제곁에 두 딸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늘상
┃영동, 물꼬는 저의 꿈의 공간입니다.
┃물론,
┃물꼬가 가장 이상적인 교육형태, 마냥 좋기만한 공간으로서가 아니라
┃최소한 공동체로서 함께 할수있는
┃아이들이 제대로 숨쉬고, 뛰어놀고, 공부할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학교 준비는 잘되어가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아주 많이요. ^^

┃다들 잘 아시겠지만,
┃한국사회에서 이혼, 별거, 편부, 편모 슬하에서
┃자라는 아이들에 대한, 또한 그 가정에 대한
┃사회적 편견은 저의 상상을 초월하지 싶어요.
┃성인인 저야 '선택'한 자로서 책임을 지고, 오롯이 받아내면 그뿐이지만
┃저의 선택으로 말미암아 마음의 상처를 지게된
┃아이들을 생각하면 끝도없는 자책이 밀려드는것도 사실입니다만.
┃이것 역시,
┃못난 부모를 둔 우리 아이들의 운명이거니 생각합니다.

┃지금 이 글도,
┃굳이 개인적인 메일로 쓰지않고, 게시판에 떠억~하니
┃올리는 것도 기실은 같은 이유겠지요.
┃왜,
┃부모의 별거, 혹은 이혼이 쉬쉬해야 되고
┃그 아이들은 주눅이 들어야 하는가?

┃저의 지나친 자의식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글쓰는 공인으로서,
┃아마 앞으로 어떤 매체에 글을 쓰건, 저의 작품을 통해서건
┃저는 이런 편견들을 그늘에서 끌어올리고 싶네요.
┃눅눅하면 눅눅한채로 햇빛을 쪼아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근데....
┃왜 이렇게 서두가 길어졌지? ^^

┃아뢰올 말쌈은.
┃봄에 있는 2박 3일의......뭐더라.
┃짧은 계절학교에 신청하는 얘기였습니다.
┃하하.
┃꼭 이럭하고 쓰니,
┃안넣어주면....주먹 달랑달랑...좀 분위기가 거시기하네요.^^


┃길을 찾는 사람들!

┃물꼬 홈피에 간혹 들어와서 여기저기 구경만 하고 갑니다만,
┃잊을만하면 날아오는 소식지들.
┃그래도, 희망을 가진 이들이 결코 희망을 저버리지않고
┃각각,
┃일터와 삶터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는 것.
┃얼마나 저에게 위안인지요.

┃내게 주어진 시간들을 정직하게 살아내는 것.

┃이것이, 제가 두 딸들에게 해줄수 있는
┃가장 작고도, 큰 일일겁니다.

┃화이팅!

┃바빠서 이만......
┃(라고 쓰고 시계를 보니.....야심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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