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일날 물꼬에 갑니다. 아주 오랫만에 가게 됩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갈 일이 생길때마다 다른 방법들이 생겼었습니다.
역에서 '휙'돌아서면 뒤도 안돌아보던 녀석들을(어찌 저리 냉정하게, 아무렇지도 않게 돌아서는지요) 머리 꼭지가 계단을 다 내려갈때까지 발을 못떼고 아쉽게 바라보던 지난 번 헤어짐을 기억하면서도 아이들을 본다는 설레임을 가지고 갑니다.
손발로 공양한 논두렁과 포도밭을 본다는 새로운 설레임도 가지고 갑니다. 녀석들 잘 있는지 비오는 날마다 걱정을 했습니다. 초보도 아닐만큼 어리숙한 일꾼이면서 그래도 제 땀이 묻었다고 비오는 날마다 걱정을 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설레임은 남편이 못가고 저만 혼자 운전하고 간다는 사실입니다. 가능하면 운전해줄 사람을 데리고 가고 싶은데(이왕이면 일도 잘하는 머슴으로) 잘 안될 것 같습니다. 열심히 가고, 부지런히 출발하겠지만 언제 도착할지 모르겠습니다. 최선을 다해서 가겠습니다.
남편이 가지 못하는 이유는 남편이 알아서 따로 연락을 할것 같습니다. 저는 모르는 일이므로 대신 양해를 구하지도 못합니다. 다만 남편이 근 보름 넘게 간디책들을 겨드랑이에 끼고 살았으니 숙제는 가겠지요. 제가 잘 데리고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