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3일 불날)는 대해리로 이제 완전히 이사 내려온 홍정희 엄마가 대해리 마을 식구들을 위해서 달골 기숙사에서 저녁을 내셨습니다. 신고식이라나요...
궁중요리같은 음식들에 모두을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며 맛나게들 먹었지요.
아이들도 마당에 멍석 펴놓고 정말 소리 하나 없이 얼굴 파묻고 먹는,
어둠이 내리는 넉넉한 저녁이었습니다.
배가 부른 아이들은 밖에서 숨박꼭질을 하며 놀고,
어른들은 미국에 있는 옥샘, 하다, 기릭샘도 궁금해하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었지요.

그리고 모두들 흥분된 마음으로, 축구 토고전을 보기 위해 학교로 내려왔습니다.
고래방(강당)에서 엄청 큰 스크린으로 축구를 보자 했지요.
상범샘은 그저께 호주와 일본전을 스크린으로 보며 시험운행도 다 끝냈답니다.
정민이는 빨간 띠에 '대한민국'이라고 써서 머리띠로 두르고,
승찬이는 이삿짐 속에서 붉은 악마 손수건을 찾아들고,
나현이는 그저께 마침 방문자로 와 있는 황인호 샘과 태극기도 만들고
(그저께 그 태극기를 들고 운동장을 몇바퀴나 돌았답니다. 자(쟤)를 서울 시청 앞에 데려다 놔야 하나 고민했답니다.)
종훈이는 아래 위로 모두 빨간 옷을 입고
창욱이도 빨간 모자에 빨간 티를 입고
먹을 것, 마실 것 싸들고 고래방에 모였답니다.
다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앉았지요.
그 넓은 스크린으로 보니까 정말 실감나더군요.
동네 분들도 초대했는데, 늦은 시간이라 오시진 않았습니다. 아쉬웠습니다.

우리 응원단장, 방문자 황인호 샘의 주도하에 우리들은
'대-한민국 짝짝짝 짝짝' 박수도 쳐가며
우리 나름대로 응원 열기를 더해갔습니다.
눈이 나쁜 열택샘은 코 앞에가서 서서 보고
그 뒤에 앉은 상범샘은 열택샘을 피해 왼쪽으로 고개 삐죽이 내밀고 보고
그 그 뒤에 앉은 희정샘은 열택샘, 상범샘 피해 왼쪽으로 더 고개 삐죽이 내밀고 보고
그 그 그 뒤에 앉은 이은영 엄마는 열택샘, 상범샘, 희정샘 피해 왼쪽으로 더더 고개 삐죽이 내밀고 보고
그러다가 마침내 앞사람에게 한마디씩 하고...
한쪽에선 아이들이 열심히 박수치고 응원하고
응원단장 황인호 샘때문에 웃기도 하고...
하지만 전반전은 1대0 으로 뒤진 채, 우리들은 더한 흥을 내지 못하고 끝났지요.

후반전이 시작되고,
이천수의 동점골이 터지자 고래방은 난리가 아니었습니다.
애, 어른 할 것없이 다들 박차고 일어나 만세 부르고 뛰고 손뼉치고 부둥켜안고...
김점곤 아빠는 그 와중에 자고있던 종훈이를 밟아 애 울리고...
안정환의 역전골을 터지자 또한번 난리가 된 그 마당에
깜빡 잠이 든 정운오 아빠는 누가 골 넣었는지 물어보고...
응원단장과 아이들은 2002년 월드컵 때 우리 선수들이 선보인 바 있는
뛰어가다 미끄러지는 골뒤풀이를 하고...
아주 고래방이 덜썩거렸습니다.
불을 꺼고 보는 거라, 사진이 잘 나오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3대1로 이기면 아이스크림 쏜다고, 이은영 엄마가 그랬는데,
이은영 엄마의 주머니사정을 배려한 선수들 덕분에 아이스크림은 날아갔지만
정말 신나는 한밤이었습니다!

장선진

2006.06.14 00:00:00
*.155.246.137

생생한 문자중계 덕에 그림이 그려지네요. ^^
다들 재밌게 보셨어요? 저도 어제 좋아 죽는 줄 알았답니다..

창욱고모

2006.06.14 00:00:00
*.155.246.137

정말 신나는밤이었지요..고모는 혼자 외로이 박수를 쳤답니다.
가끔 주먹도 쥐어가며..창욱이에게 잊혀지지않는 밤 이었을겁니다
정말 창욱이가 물꼬에 있어 너무 다행이고 감사한 일입니다
4년후에도 그곳서 월드컵을 응원하겠죠
대~한민국!!

신윤철

2006.06.15 00:00:00
*.155.246.137

G 조에 속한 우리나라의 첫 경기 토고와의 대전을 시끌 벅적하게 관전한 물꼬
가족 여러분! 그곳이 더 이상 두메산골이 아니란걸 이제 부터 서서히 느끼려합니다, 다른곳과 모든게 그렇게 차이가 없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공기와 물은 빼놓고... 그리고 인심도..^^
물꼬 가족여러분 ~~홧팅!!! 짜작짝 짝짝 ♪ 대~~한민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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