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둘러 몇 자...
괜찮습니다.
어디는 몸 밖에 빠져나오지 못한 이들도 있다는데,
간밤 퍼붓던 비로 달골에 적잖은 피해가 있었으나
용케도 말짱해준 하늘 탓에
물기를 좀 빼고 있습니다.
늘 하늘 고마운 줄 알고 사는 산골살이라지요.
두루 고맙습니다.
고새 소식 듣고 걱정해주셨더이다.
일일이 연락드릴 경황이 없어
예서 인사 대신합니다.
수습이 좀 돼 가고 있답니다,
꼬박 밤을 지새야했던 식구는 눈도 좀 붙이고.
덕분에 아슬아슬 창고동 지붕에도 올라가 보고,
거기 난간에 털퍼덕 걸터앉아 건너다 보이는 산자락은
딱 눈높이였지요.
'무식한 울어머니' 늘 그러셨습니다,
세상 일이 다 마음 먹기 나름 아니더냐고.
뭐 별 일 다 있군, 하고 유쾌하게 보자면
재미가 없지도 않은 하루였답니다.
날씨는 어이 이리 말쑥하답니까.
아무쪼록 계신 곳들도 평안하시옵기...
늘 옥쌤 하시는 표현대로 멀리서 마음만 겨우 보탭니다.
공동체 식구들은 괜찮으시지요?
사랑합니다.
계셔주셔서 언제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