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일꾼 정확히 말해서,
저와 논술공부를 같이 했던 수유리 민우, 하번, 동환, 형석이와 함께
(얘네들은 스스로 NF 라 부르지요)
22일부터 23일까지 1박2일간 지리산 산행을 했습니다.
저도 처음 가는 길이라 많이 긴장했는데,
다행히 남원역에서 지리산을 자주 다녀셨던 아저씨를 만나
많은 도움 받았지요.

정말 힘들었던 산행이었습니다.
오늘도 온 몸이 뻐근하네요.
비도 내리고 길은 눈과 얼음으로 미끌미끌하고,
초보라 가방은 무겁고...
결국 처음 계획대로 치밭목산장까지 가지 못하고
중간에 있는 장터목산장에서 묵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천황봉에 오르고 다시 장터목 산장으로 와서 좀 쉬었다가
다른 길로 산을 내려왔지요.

사람들이 왜 지리산, 지리산 하는 지 알았습니다.
보기 힘들다던 빙화(얼음꽃)도 보았지요.
어디서나 하는 얘기지만,
산을 오르면 늘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산은 쉬이 우리에게 길을 내어주지 않습니다.
급하게 오를라 치면 쉬이 지치고 말지요.
꾸준히 올라야 합니다. 겸손한 모습이지요.
꾸준히 오르고, 꾸준히 내려오는 것.
산타기의 요령이라고 합니다.
우리 사는 모습도 그러하지 않을까요?
그러면 어느샌가 산정상에 내가 서 있지요.
산은 험한 길도 있고 넓은 길도 있고, 좁은 길도 있고,
오르막도 있고 내리막도 있습니다.
돌길도 있고, 물도 건너가고 흙길도 있고, 풀숲도 있습니다.
산 꼭대기엔 밑에선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 있지요.

이번 여행이 NF들에겐 어떤 의미로 남아있을까요?
산은 말이 없지만, 실은 많을 말을 합니다.
그 말을 듣고 안 듣고는 각자의 몫이겠지요.
이번 여행이, 고등학생이 되는 형석, 동환, 하번, 민우에게
의미있는 시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여행, 잘 다녀왔습니다.

민우비누

2003.02.25 00:00:00
*.155.246.137

수정합니다.
천황봉 => 천왕봉
울 상범샘이 원래 그래요-_- 이해하세요..

소희

2003.02.25 00:00:00
*.155.246.137

산은 참으로 좋은것(?)이지요-ㅁ-;암;그렇고말구요+_+

김희정

2003.02.26 00:00:00
*.155.246.137

사실은 꼭대기만 좋습디다...
올라가는 길은 말그대로, 죽음입니다.
지금도 다리가 아파 어기적 거리며 걷고 있는 내 모습이 얼마나 바보 같은지 모른답니다.
근데요...
또 가고싶어요.
정말 멋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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