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꺾이지 않으면

조회 수 944 추천 수 0 2003.03.31 00:55:00
< 왜 그들은 스스로 폭격 쏟아지는 바그다드로 향하는가 >

- 박노해의 바그다드 통신 가운데서 가려 옮김

지금 바그다드는 물론 국경 부근도 폭격이 계속되고 있는데,
죽음을 무릅쓰고 지하드(聖戰)의 길을 떠나는 이라크 젊은이들.
그러나 그들은 웃고 있었습니다.

무기와 군비에서 도대체 상대가 안 되는 이번 전쟁이지만,
그러나 미국은 이라크를 쉽게 이길 수 없으리라고.
여기 현장에서 보고 만나고 이야기 해 본 이라크인들과 아랍인들 누구도,
자신들이 끝내 미국을 물리치고 조국을 지키리라는 것에 대해
의심하고 동요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들은 솔직히 말해 후세인이 좋아서 나서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광신으로 전선에 나서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영혼의 분노이고, 뿌리 깊은 투혼이었습니다.
누구의 밑에서도 살 수 없고,
부당한 무기 앞에서는 결코 무릎 꿇지 않는 아랍인의 기질이
이들을 전쟁터로 나서게 한 것입니다.
자신의 인생과 가족의 삶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저 찬연한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후예라는 자긍심을 지키기 위해,
신 앞에 모두가 평등한 이슬람 정신의 부름으로,
자신들의 우애로운 삶과 희망을 위해 나선 것이었습니다.

지금 미국의 명분 없는 전쟁에 전 아랍인들은 무섭게 단결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전 세계 곳곳에서 반전 평화 운동의 어깨동무가
더 힘차게 출렁이고 있습니다.
전쟁이 깊어갈수록 이라크인의 자신감과 투혼은 더 높아가고 있습니다.
여기 무잠마 바그다드에서는
폭격이 쏟아지는 바그다드로 떠나는 이라크 젊은이들의 행렬이
하루하루 늘어만 가고 있습니다.

전쟁도 사람이 하는 것입니다.
군대는 사기를 먹고 산다고 합니다.
아무리 첨단무기로 바그다드를 폭격하고
아무리 많은 돈으로 주변국을 끌어들여도
사람이 꺾이지 않으면, 사람의 정신이 꺾이지 않으면,
미국이 아니라 그 무엇도 이를 꺾지 못할 것입니다.
매년 10만 명의 아이들이 죽어 간 지난 12년간의 참혹한 경제 봉쇄 조치와
세 번의 전쟁과 폭격에도 굴하지 않는,
이 가난하고 떳떳한 이라크 사람들,
바그다드로 떠나는 그들을 지켜보며,
나는 여기에서,
우리 시대가 잃어버린 인간의 순수, 인간의 위엄, 인간 정신의 소생을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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