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6일 방과후날적이

조회 수 901 추천 수 0 2003.04.17 07:13:00
4336. 4. 16. 물날

진수, 대련, 병윤이가 또 안 왔습니다. 기현이는 어제처럼 상촌면에 계신 외할머니댁에 갔고, 현수는 친구 생일잔치에 갔답니다. 아이들 말로는 생일인 아이 엄마가 족발 사준다는 말에 그냥 따라갔답니다.
현수와 기현이는 까닭이 있다 치고,
진수와 대련이와 병윤이는 반항기에 방황기까지 겹쳤나봅니다.
역시 애들말로는 만화 보러 갔다는 얘기도 있고, 이젠 안 다닌다고 했다고도 합니다.
오고 싶을 때 오는 것이니, 그야 상관없지만,
혹여, 맘 상한 일이 있었나, 돌아봅니다.
더구나 대련이는 정말 눈치 빤한 녀석이라 더 맘에 걸립니다. 대련이가 혼나기도 많이 혼나거든요.
대련이의 장난과 말썽은 우와, 정말 상상을 능가합니다.
밉진 않습니다만, 또한 대련이의 말썽을 생각하면 우와~~
분명 대련이는 생각보다 몸이 먼저 나갈겁니다. 자긴 생각도 안 했는데, 몸이 움직여 울리고 때리고 부수고...
어릴 때 이런 일도 있었답니다.
대련이가 여섯 살인가 일곱 살 때, 영숙샘이 잠깐 대련이보고 애기를 보라고 했답니다.
그러니까 잠깐, 정말 잠깐 갔다오니, 애 때리지도 말고(어릴 때부터 유명했나 봅니다.-_-;;) 그냥 가만 보고만 있어라 했답니다.
근데 잠깐, 정말 잠깐 갔다왔는데, 애 둘 다 없더랍니다.
너무 놀라서 애들이 어디 갔을까 찾았는데, 어디선가 희미하게 물 흐르는 소리와 애 우는 소리가 들리더랍니다.
세면장 문을 열었더니, 글세--
고무통에 물이 차오르고 애기가 그 안에서 울고 있더랍니다.
"대련아, 뭐해? 애 감기 들겠다."
"감기는 무슨.... 한여름에 무슨 감기야"
"한여름이라도 추우면 감기 들지!"
"아니야, 애기가 땀을 흘리길래 내가 씻겨 주려는 거야."
(대련이가 상연이를 씻긴 일 기억나나요? 대련이로선 엄청 챙겨주는 겁니다.;;)
그러면서 태연하게 애 머리 위에다 찬물을 좌악좌악 붓더랍니다.
물론 감기 걸린 애기 낫게 하느라 며칠을 고생했다지요.

오늘 고학년 애들은 글쓰기를 하고 저학년 애들은 동화를 읽고 인형을 만들어 그 동화를 인형극으로 꾸몄습니다.
한참 하고 있는데, 윗마을 물한 초등학교에 계시는 분이 과자 사들고 오셨습니다. 아들 대건이와 태어난 지 한달 반 된 강아지와 함께.
애들 데리고 고생한다고, 동네 분들이 문득문득 과자나 먹을 것 사들고 오십니다. 서울에선 볼 수 없었던 모습입니다. 대건이도 큰 형들과 같이 앉아 이해되거나 말거나 열심히 듣고 있고...
물한리 애들도 아저씨가 태워주셨습니다. 덕분에 오늘은 차유와 석현만 다녀왔습니다.
학교로 돌아오면서 대련이와 진수, 병윤이 생각이 자꾸 납니다.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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