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공부 날적이

조회 수 899 추천 수 0 2003.04.22 22:19:00
4336. 4. 22. 불날

무서운 아이들입니다.
정말 힘센 아이들입니다.
드디어 아이들이 한 건(?) 해치웠습니다.

우리 물꼬 차, 봉고의 옆문 있죠?
그 미닫이문처럼 생긴 그 문!
그 문을 아이들이 부신 것은.... 아니고 빼 버렸습니다.
정말 무서운 힘으로 문을 정말 겁나게 세게 닫더니,
꽝! 하는 소리와 함께 문짝이 떨어져 나갔습니다.
어찌 이게 가능한가요?
제 서른 평생 봉고 문짝이 떨어져 나간 것은 처음 봤습니다.
희정 샘도 할 말을 잃었습니다.
덕분에 아이들은 이 집 저 집 동네 차를 얻어서 타고 집에 갔습니다.
윗 마을 석현에 사는 민근이는 나랑 오토바이 타고 집에 가고...

현수와 병윤이는 학교에서 축구 한다고 늦게 오고,
상익이는 모자이크 완성하느라 늦게 오고,
대련이는 만화 본다고 안 오고,
그러니까 만화 하는 날은 안 오고 안 하는 날은 오고...
오고 싶은 아이들이 오는 곳이고,
누구든 언제든지 올 수 있지만,
이런 들쑥날쑥은 또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구...
뭐라고 얘기를 좀 할까 하는 맘도 있지만,
좀더 생각해봅니다.
아무튼, 물꼬만은 강제로 오는 곳이 아니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어쨋든 아이들에게 몸과 마음을 다합니다.

아침에 영동에 나갈 일이 있어 나서는데, 학교 통학버스를 만났네요.
물꼬차를 본 아이들,
창문마다 얼굴 하나 빼꼼히 빼고 손을 흔듭니다. 마구 흔듭니다.
건너편에 앉은 아이도 일어났다 앉았다 하며 쳐다봅니다.
나나 희정샘도 뒤을 따라가며 같이 흔들어 줍니다.
근데 어느 순간 조용합니다. 창도 다 닫혀 있습니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아마 기사 아저씨한테 혼났나 봅니다.

2학년 수정이는 정말 열심히 희정샘을 돕습니다.
오늘도 부엌에 들어와서,
"뭐 도와드릴 거 없어요?'
하고 혼자 두리번두리번 하더니, 걸레를 비누에 막 척척 빨아 냉장고를 닦습니다. 어이가 없
어 쳐다보는 희정샘에게,
"뭐 또 도와드릴 거 없어요?" 그러며 또 두리번두리번하더니 김치전 부치려고 해 놓은 밀가
루 반죽도 저어주고...
"너 언니도 너처럼 부엌일 하는 거 좋아하니?"
(언니는 4학년 소영이)
"아뇨, 언니는 이런 거 싫어해요."
"너는 집에서도 그렇게 엄마 일 도와주니?"
"아뇨, 엄마가 그렇게 일 부릴 거면 저리 나가라 해요."

오늘 간식은 오뎅과 김치전이었습니다.
아이들, 오뎅을 참 좋아합니다.
오뎅도 다 먹고 국물을 후후 불어 마시는 아이들 속에 2학년 상연이가,
"아, 시원하다."
그러자 바로 3학년 진수가,
"시원하기는! 뜨거워 미치겠구만!"

김희정

2003.04.23 00:00:00
*.155.246.137

내내 같이 있을때는 정말이지 정신도 하다도 없고, 힘들어 죽을 것같습니다. 근데... 이렇게 아이들이 돌아가고 다시 아이들을 기다리다보면...
어찌된 일인지 너무 보고 싶습니다.
이것도 중독입니다.
우리 진수말은 글로 봐도 정말 웃깁니다.
어찌나 웃기던지 간식먹다 체하는 줄 알았습니다.

다시 희정

2003.04.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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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상범샘은 지금 정비소로 문짝없는 봉고차를 끌고 고치러 갔습니다.
빗속을... 아마 차로 비가 들이칠겁니다.
정비소까지 잘 도착했나 모르겠습니다.
못고치면, 오늘은 아이들이 어떻게 집에 가나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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