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36. 10. 27. 달날

애들이 또 늦게 들어옵니다. 이번 주가 또 통학버스가 물한리 먼저 가는 주인가 봅니다.
논두렁 주훈 샘이 오셔서 일을 도와주고 있었지요. 먼저 들어가서 애들과 요가, 명상, 옛이야기기 듣기를 하신 교장선생님이,
"오늘 우리 일 도와주러 소님이 오셨는데, 대전 원자력 연구소에서 일하고 계시는 분이야."
근데 분위기 잠잠하더니,
"원자력이 뭐에요?"
나름대로 "와!"하는 반응이 있을 줄 알았는데, 우리 참으로 순진한(?) 아이들...

간식을 먹는데, 형민이가 한쪽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훌쩍거리고 있습니다. 아까 민근이랑 싸웠거던요.
"형민아, 가서 간식 먹자. 이러고 있으면 너만 손해야. 먹고 힘내서 싸워야지!"
그러곤 간식 자리로 데리고 왔지요. 문제 해결에 나선 교장선생님.
교장샘 : 형민아 왜 울어. 일단 간식 먹자. 먹고 힘내서 싸워야지. 근데 왜 울었어?
형민 : 민근이 형이 때렸어요.
교장샘 : 민근아 왜 때렸어?
민근 : 형민이가 까불었어요.
(주위에서 자기가 증인이라고 한마디라도 해 볼려는 아이들을 다 뿌리치신 채)
교장샘 : 형민아, 왜 까불었어?
형민 : 까분 거 아니에요. 그냥 장난쳤는데, 발로 때렸어요.
(또다시 한마디라도 해 볼려는 아이들을 모두 제지하고)
교장샘 : 민근아, 왜 때렸어? 손 발 쓰는 거 나쁘다고 했잖아. 다 제쳐두고 손 발 쓰는 거
나쁜 거야. 알았니? 일단 그건 너가 사과해
(또 들썩거리는 아이들...)
민근 : 네.
교장샘 : 형민아 이제 괜찮아? 이제 너도 형한테 까불지 말고, 민근이도 손발 쓰지 마
형민 : 네.
교장샘 : 이 봐, 안 괜찮다고 하지 않고 그냥 괜찮다하고, 야, 형민아, 민근아 너희들 멋있다야.
정말로 바로 수긍하고 이해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영준이라는 6학년 아이가 왔습니다. 그냥 좋아서 왔다네요. 집에서도 허락했다고.... 같이 공부하자고 했지만, 그래도 집에서 미리 전화라도 주시면 좋겠습니다. 영준이는 하다를 되게 잘 데리고 놉니다.
그 물꼬 개근생 상연이와 무연이가 오지 않았습니다. 병원 갔답니다. 무슨 큰일인가 싶었지요, 왠만해선 오는 아이들이니.... 근데 그냥 보건소에 주사 맞으러 갔다네요.^^
고학년은 과학입니다. 물과 공기의 관계를 공부하며 잠수함 놀이를 했습니다. 물을 가득 채룬 펫트병안에 볼펜뚜껑을 넣고 펫트병을 누르고 놓고 하는 것에 따라 볼펜뚜껑이 가라앉고 떠오르는 실험이지요. 주위서 구할 수 잇는 재료로 실험을 합니다. 신기해하던 아이들은 곧 까닭을 알아냅니다. 고학년이라 다르긴 한가 봅니다.
돌아가는 차 안에서 차유 애들이 '야인시대' 주제곡을 부르대요. 어릴 때 유행가 따라 부르던 게 생각났습니다. 나름대로 감정에 젖어서.... 이 아이들은 이 노래 부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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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물꼬를 다녀간 박상규님의 10일간의 기록 [5] 박상규 2003-12-23 147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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